2012년11월17일 - 겨울나기준비 '김장'
16일 밤
100번, 1번, 35번 고속도로를 타고,
19번 국도, 635번 지방도,
유후~.....
겨울나기 김장하러 가는 길이 만만찮다.
주적주적 비는 쉼없이 내리고,
총300여포기
6남매에게 나눠주기 김장은 김치공장 같으다.
이틀전부터 다듬고, 절이고 양념에 필요한 부재료들 준비 해 놓으시고,
김장은 부모님에게 기쁨이자 고생이시다.
양념들 모두 농사지은걸루,
푸짐하고 넉넉하게 듬뿍듬뿍_친정집에 가면 모든것이 넉넉해서 좋다.
동네 어르신들 서로서로 품앗이 김장
해마다 이제 김장 안해주실거라면서도
김장철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300여포기 김장 담금..
부모 마음이란게 늘 그렇다.
한 집당 30kg 한 박스씩 어느집은 60kg..
택배로 그 자리에서 바로 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작년까지만해도 김장김치를 나눠주고픈 친구가 있어
2박스를 가져왔는데 이제는 그럴필요가 없어졌다.
잘 된일인지 안된일인지 .. 어쨌거나 조금은 짠하다.
김장이란게 아휴..정말 힘들다.
김장하고 2박3일은 뻐근함에 시달려야 할 것 같다.
목부터 등짝, 팔, 다리까지 파스로 도배했다.
그렇잖아도 목, 어깨 결림으로 절절매는 사람이..
그렇지만 마음은 푸근하다. 날씨가 추워져도 걱정없고 ..
옛날엔 김장김치 담그고, 쌀 한 가마 있고, 연탄 200장만 있으면
부자 못지 않게 훈훈했었다.
잠시 옛날로 돌아가본다. 그 날들이 그리울 때도 있다.
지금은 많이 편리해지고 생활이 여유로워졌지만
옹색한 살림살이가 힘들다는 걸 모르고 살았으니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절도 지나고 보면
그리움이 되고 추억이 되고 그렇다.
지금 삶이 조금 고달프고 짓눌리는 무거움이 있다하여도
잘 버텨내고 살아 낼 일이다.
오늘의 고통은 훗날에 행복한 날이 되리니..
덕유산 봉우리에 눈이 하얗게 쌓였다.
덕유산에 눈이 세번 내리면 마을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다.
이 마을에도 곧 첫 눈이 내리겠다.
서울로 올라오는길
잠깐 아버님 산소에 들려 잘 계시는지.. 인사 드리고...
비석에 새겨진 자손들의 이름을 읽어본다.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
덕유산....... 아........... 그 능선을 걷고 싶다.
산 좋아하는 여자라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시선은 산에 머문다.
하얀눈이 소복히 쌓인 날,
달려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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