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11월2일 - 비가 내리고 단풍은 흩날리고 "대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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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나의 숨. 산 그리고 사진. 비가 내리고 단풍은 흩날리고 안개는 자욱하고 땅은 젖어있다. 오리무중만 되도 괜찮겠다 이건 뭐 그냥 일리무중이다. 그렇다 눈에 보이는 가시거리가 짧아도 아주짧다. 첫 처음으로 대둔산을 맞대면 하는데 나쁘기 그지 없다. 대둔산으로 가는 버스안 커튼으로 연신 창을 닦아 창밖을 본다. 빗방울이 잦아들질 않는다. 하루종일 내릴 것 같은 예감. 타블랫 몇알 털어넣고(감기몸살약) 므찐 레인코트 입고 발에는 최첨단 투명 스패츠를 두르고 두손에는 스틱을 짚고 대둔산 탐방로로 들어선다.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고 떨어지는 잎새들. 윤기돌게 이쁘다. 빗방울이 멎는가 싶더니 또 다시 세차게 뿌려주는 비. 아~ 좋다 좋아~비도 바람도 단풍잎도 아~ 싫다 싫어~비도 바람도 춥다. 좋다와 싫다, 나쁘다와 괜찮다처럼 두가지 갈등이 수십번씩 끓어오른다. 아~ 이런 걸 보고 변덕이 팥죽 끓 듯 한다고 하지.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좋았다가 싫었다가, 웃었다가 울었다가, 종잡을 수 없는 마음 처음 왔는데 대접이 늠후 나쁜거 아냐..이거...... 그 늠름한 모습 보여주기를 거부하고 있으니 말이야.. ㅜㅜ 아~ 대둔산은 어쩌면 내게 다시 한 번 더 오라는 애정어린... 표현을 비로 안개로 바람으로 했다고.. 나는 그렇게 위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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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둔산 정상 마천대 개척탑에서.. |
대둔산 마천대 개척탑
달랑 2장.
이렇게 환한 모습 처음 보는데.
노출값을 잘 맞춰서 촬영했더라면. 좋았을 걸. 아쉬움.
↓ 하산길에 |
대둔산에 대한 키워드
비, 단풍, 날리는 낙엽, 안개낀 구름다리, 가팔란 삼선교,
마천대 은빛구조물, 바람이 몰려왔다가 몰려가면 보이는 것들.
발길에 채이는 인파. 촉촉히 젖은 나뭇잎.
청량한 계곡 물소리..
닥치고.
대둔산 산행은 무효다.
다시 간다.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가을비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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