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가 있는 풍경
여러 해 묵은 가지의 틈을
헤집는 돌개바람
탄력을 잃은 목선의 주름진 고랑 사이
밤새 웅웅거리던 귀울음 앉은 딱지에서
하나씩 비집고 나오는 매화 꽃잎들
눈雪속에서 파르르 떨고 있다
저렇게 핀다는 것은 독한 짓이다
생살을 찢는 일이 그만 있었겠는가
폭설의 냉골에서도
남보다 먼저 치맛자락을 펼쳤길래
철없는 햇살에 자궁을 열고
검푸른 마음 한 켠에 열매를 가지는 것이다
햇살 한 줌 부둥켜안고 하얗게 부풀어 오르고 있을
그 여자, 꽃구름 같은
『혼자노는 숲 』,《나무 아래서 》에서 - 진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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