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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yeonpa(정지예) 2013. 8. 26. 19:16

 

 

 

 

 

  언젠가는 - 조은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는 기억 때문에

  슬퍼질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햇살을 어떻게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외면한 채 한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나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때론 화를 내며 때론 화도 내지 못하며

  무엇인가를 한없이 기다렸던 기억 때문에

  목이 멜 것이다

  내가 정말 기다린 것들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아

  그 존재마저 잊히는 날들이 많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는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몇 번이나 그냥 보내면서

  삶이 웅덩이 물처럼 말라버렸다는

  기억 때문에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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