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感..──────•/▣…음악같은여자

상처투성이

yeonpa(정지예) 2014. 2. 25. 06:41


 



내려놓지 못한 그리움을 안고

클래식한 자태로 걷고 있는 그대를 바라봅니다

애써 인연의 자음과 모음을 이어가며

말라붙은 보고픔을 달래봅니다

수십 년 기다리며 흔들리다가 비틀거리다가

황록색의 용설란으로 피어난 사랑

결국 그대 발치에 쓰러지고…

 

익숙했던 그리움의 붉은 옷을 입는 일

편안했던 기다림의 블루 옷을 입는 일

그 모두가 행복이었습니다

다시 새 이름표가 달린 옷을 갈아입는 일이 두렵습니다

그대와의 인연의 끈이 여기까지입니까

소리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시니컬한 웃음을 남기며 떠나는 그대 맘을 헤아리듯

쇼팽의 이별 곡이 흐릅니다

가만히 떨어지는 은행잎을 바라보며

남몰래 누군가 등 뒤에서 울고 있습니다

 

눈썹이 자라듯

주름이 늘어가듯

그리움도 자라다가 늙나 봅니다

하지만...

 

보고 또 보아도

다시 또 보고 싶다던 그대의 말처럼

난 늘 그대 그림자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너무 미안하지만

여전히 나도 그대가 그립습니다

 

김정한 신작에세이 - 때로는 달처럼 때로는 별처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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