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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살지 않아서 좋았다 - 김선우

yeonpa(정지예) 2012. 8. 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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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친다,

끊어진 길 보인다

 

당신에게 곧장 이어진 길은 없다

그것이 하늘의 입장이라는 듯

 

번개 친다,

길들이 쏟아내는 눈물 보인다

 

나의 각도와 팔꿈치

당신의 기울기와 무릎

당신과 나의 장례를 생각하는 밤

 

번개 친다,

나는 여전히 내가 아프다

천둥 친다,

나는 여전히 당신이 아프다

 

번개 친 후 천둥소리엔

사람이 살지 않아서 좋았다

 

 

 

 

 

 아무도 살지 않아서 좋았다 _ 김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