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pa(정지예) 2014. 4. 30. 11:31

 

 

 

실은 그녀 자신도 무엇을 기다리고는 있었다.

섬 언니가 베를린으로 떠난 그 여자를 기다렸듯이. 섬이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듯이.

하지만 기다리는 것이 오지 않는다면.

오지 않아서 실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잊어버리고.

그리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고 나면........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떠날 수 없다면

진정 그게 그런 거라면...............

기댈 산맥도 없이.

망망한 바다만 보고 있어야 한다면

아무리 무성한 나무로 자라도 숲이 될 수 없다면

그렇다면 소떼에게 쫒기듯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돌아설 일이었다.

돌아서서 차라리 껴안아버릴 일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버리는 거야..........

 

 

-별들의 들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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