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pa(정지예) 2014. 3. 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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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 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들고 돌아 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 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은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 옷 화려한 장식 다 귀찮고

숨막히게 가슴 조이던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브라된 가슴

동해바다로 출렁이던가 말던가

쳐다 보는 이  없어 좋은 계절이 왔다

 

입만 열면  자식 얘기 신경통 얘기가

열매 보다 더 크게 낙엽보다 더 붉게

무성해 가는

살찌고 기막힌 계절이 왔다

 

 

중년여자의 노래 <문정희>